<라디오>전태일 3법 입법운동(2020.11.6.)

2020. 12. 16. 13:32언론보도/인터뷰, 방송

2020116일 금요일

 

전태일 3법 입법운동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를 외치며 산화한 전태일 열사를 기억하시나요? 이 전태일 열사의 외침을 인간선언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5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의 모든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으며 인간답게 일하고 있을까요? 오늘 공정사회 시간에는 지난 9월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단체와 시민들은 국회입법동의 청원 절차를 거쳐 국회에 회부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등 이른바 전태일 3법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국회에 회부되어 있는 <전태일 3>은 어떤 내용들인가요?

전태일 3법은 말 그대로 전태일 열사의 외침을 이어받아 근로기준법이 모든 노동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개정, 그리고 모든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진짜 사업주와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노조법을 개정, 마지막으로 한 해 평균 2400명이 사망하는 산재사망 근절을 위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말합니다.

먼저 근로기준법 개정을 요구하는 조항은 제11조 적용범위 규정인데요.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4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 작성과 임금 지급에 관한 일부 사항을 제외하고는 근로기준법에서 배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4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들은 부당해고를 당해도 구제 받을 수 없으며, 노동시간 제한 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한 가산수당을 지급 받을 수 없고, 사용자 책임에 따른 휴업수당연차휴가 또한 없습니다. 가임기 여성에게 유해위험업무를 금지하는 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생리휴가 규정에도 제외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단체협약 준수의 의무,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게시하여야할 사용자의 의무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사업체 중 5인 미만 사업장의 비율은 약 60%입니다. 다시 말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사업장이 전체 사업장 중 60%라는 얘기지요. 이 문제는 우리 지역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근로기준법이 노동자가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정한 것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모두에게 적용되어야 하나 현행 근로기준법 상에서는 그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노조법 개정을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헌법상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노조법 2조 개정을 해야한다는 건데요. 먼저 국제노동기구인 ILO의 핵심협약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국제적 규범으로서 이 협약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근로자 및 사용자는 어떠한 차별도 없이 사전 인가를 받지 않고 스스로 선택하여 단체를 설립하고 그 단체의 규약에 따를 것만을 조건으로하여 그 단체에 가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이 규약을 우리나라 사정에 비춰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사용자들끼리 단체를 만들고, 그 단체에 가입하는걸 제한하거나 방해하는 일은 없잖아요? 오히려 시장, 군수, 지방의회 의원들이 사용자단체 행사장에 찾아가 인사를 하고 같이 사진 찍는 모습이 보이죠. 그런데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드는 데 제약이 많습니다.

먼저 노조법에서도 제외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와 간접고용노동자가 대표적인데요. 지난 20년 넘도록 우리사회가 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노동 유연화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원하청, 민간위탁, 파견용역, 지입제, 소사장제 업종을 늘려왔고 최근에는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형태의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등장했는데 현행 노조법은 이들에게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노조법 2조 개정은 노동자와 사용자의 범위를 현실에 맞게 다시 수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규모는 얼마나 되고, 또 어떤 직종들이 특수고용노동자에 해당하는지 궁금합니다.

2018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의 규모는 821만 명입니다. 여기에는 특수고용노동자 51만 명이 포함된 수치입니다. 같은 해 한국노동연구원이 표본조사를 통해 임금노동자나 비임금노동자로 잘못 분류된 166만명의 특수고용노동자를 찾았고, 자영업자 중에서도 55만 명의 새로운 형태의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통계청의 자료와 한국노동연구원의 자료를 종합하여 볼 때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특수고용을 포함하여 99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특수고용노동자에 해당하는 직종은 정말로 많습니다. 관행적으로나, 업종특성상 정상적으로 근로계약을 작성하지 않았지만 노동법상 보호가 필요한 업종은 모두 해당하는 건데요. 예를 나열하자면 이렇습니다. 보험설계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학습지교사, 레미콘트럭/화물차/덤프트럭 지입기사, 퀵서비스 기사, 대리운전 기사, 간병인, 애니메이터, 텔레마케터, 택배기사, 검침원, 배달원, 대출상담사, 음악미술치료사, as기사, 정수기 방문 점검원, 헤어디자이너, 방송작가, 각종 방문판매원, 자동차 판매원, 헬스나 골프 등 스포츠 레슨강사, 연극배우 등 예술인, 학원강사 등등이 그 구체적인 예시들입니다. 이 밖에도 근로계약 아닌 다른 계약을 맺거나, 계약이 없더라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업무를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고 해당 사업주 또는 노무수령자로부터 대가를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또는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노조법의 보호를 받을 필요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노조법의 보호를 받아 안전하게 노조할 권리를 보장 받아야 하는 겁니다.

 

앞에서 진짜 사업주와 단체교섭을 할 권리를 말씀하셨는데 이건 무슨 내용인가요?

앞에서 설명드린대로 imf이후 노동유연화 정책이 발표되면서 수많은 원하청 관계가 발생했고 간접고용노동자가 생겨났습니다.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업주와, 실제로 영향력과 지배력을 행사하는 사업주가 다르게 된 것이죠. 예컨대 사내하도급업체에서 채용된 정규직들은 이름만 정규직이지 원청업체에 간접고용되어 있는 사실상 비정규직입니다. 다시 말해 실질 사용자형식상 사용자가 따로 존재하게 되면서 결국엔 아무도 노동법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 노동법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된 것이죠. 따라서 실제로 지배력, 영향력을 갖고 있는 실제 사용자인 원청업체와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노조법 상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사실상의 영향력 또는 지배력을 행사하는자”, “사내하도급의 도급 사업주 뿐만아니라 상위수급인 즉 원청업체까지 확대 개정해야한다는 내용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입니다. 전에도 몇번 다루긴 했었지만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연평균 2400명의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2020명이 업무상사고와 업무상 질병에 의해 사망하였습니다. 최근 가까운 이천물류공장에서는 40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화재로 목숨을 잃기도 했죠. 여기에는 세월호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 등 시민들에 대한 재해도 포함됩니다. 이렇게 중대재해가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그 재해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처벌이 매우 약했기 때문입니다. 이때까지는 노동자와 하급관리자, 하청업체 사장을 주로 처벌해왔습니다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서는 기업법인과 최고책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안전보건에 관해 부실하게 감독하거나, 인허가를 내준 공무원도 처벌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처벌의 하한선을 두어 최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억 이하의 벌금 규정 등을 삽입 했습니다. 이렇게 근로기준법 개정, 노조법 개정,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등 전태일 3법에 대해 소개해드렸는데요. 모두가 사람답게,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쟁취할 수 있도록 전태일 3법 입법운동을 현재 벌이고 있으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