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시간 월,화,목,금 10:00~17:00 ○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로 184-1 2층 ○ esnoh5455@hanmail.net

언론보도/인터뷰, 방송

[라디오]음성군 노동실태와 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대책(2021.11.03)

음성노동인권센터 2021. 12. 8. 13:28

생방송 충청은 지금 [오늘의 시선]

MC> 음성군은 관내 노동자의 절반이 제조업에 종사할 정도로..제조업 중심 도시인데요. 취업률 지표는 높아졌지만, 인구 유입 대비 유출은 증가하고, 간접 고용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의 시선> 에서.. 음성지역 노동실태를 중심으로열악한 음성 지역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어떤 제도들이 마련되어야 하는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음성노동인권센터 천윤미 홍보차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음성노동인권센터 천윤미 홍보차장입니다.

Q1> 제조업 취업자 비율이 높은 음성지역 노동시장의 특징을 먼저, 살펴볼까요?

지난 5년간 음성군이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집중했고 그 기간동안 산업단지에 178개 기업이 입주했는데요. 이중 100인이상 기업체는 73개입니다. 같은 기간 개별입지에는 425개 기업이 등록했지만 대부분 30인 미만이거나 1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이었습니다. 2015년과 2020년을 비교했을 때 50인이하 사업장이 많이 증가했고 현재 그 비율이 93%로 음성군 사업장들이 갈수록 영세해지고 있습니다.

 

Q2> 금왕.대소.삼성을 중심으로 기업체가 밀집되어 있는 음성군은 작은 사업장들이 많고, 특히, 군 단위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이주노동자가 등록해 있는데요. 이런 배경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들이 있다고요?

음성군에 소규모의 개별입지 기업체가 늘어나면서 군이 기업에 대한 관리 감독이나 노동행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소규모사업장일수록 노동자들의 처우가 좋지 않다보니 직업소개소를 통한 간접 고용률이 높은데, 이들 대부분이 이주노동자입니다. 이들 대부분이 고용불안과 장시간 노동, 낮은 임금, 노동법 위반 등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지만 음성군은 실태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직업소개소를 통한 간접고용은 근로조건의 하향평준화를 만들고 있는데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산업재해가 발생해도 개인이 처리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소개소는 구인사업주가 자신의 업체를 사용하지 않을까봐 산재처리를 회피하기 때문입니다.

도시환경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정 지역에 산업단지·개별입지 기업체가 밀집하면서 주거공간이 슬럼화되었는데, 충북혁신도시가 주거구역이 되고 대소·삼성은 공장지대로 분리되면서 공장지역 주거환경이 열악해졌습니다. 충북혁신도시 중심의 공공서비스 자원이 집중되어 그 외의 공간에는 이주노동자와 저소득층의 주민만 남게 되었습니다.

 

Q3> 이렇게 기업에 대한 관리.감독이 약화되면.. 노동현장에선 노동권.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한 가능성도 커지지 않을까요?

현행 노동법 상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음성군은 소규모 사업장 중심인 지역이라 법이 있어도 권리를 주장하기도 힘들고 법이 보장하고 있는 복리후생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자일수록 노동조합을 통한 자기 권익을 확보하기 어려운데, 음성군에 설립 신고한 노동조합 수는 기업체 수 대비 1%, 노동자 수 대비 3.4%2015년과 비슷합니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불합리한 일을 당해도 침묵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열악한 노동환경은 지역의 청년들을 외부로 나가게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Q4> 실제.. 노동권 침해, 인권침해 등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로 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노동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얼마 전(지난달 27) 음성노동인권센터 노동행정 토론회(일하기 좋은 동네, 음성군 만들기)에서 음성군의 인구유입 정책의 허점을 지적하셨어요? 어떤 내용입니까?

민선7기 음성군은 그동안 76천억원 투자 유치, 11천여 명의 일자리 창출, 청년층 고용률 76.9%로 도내 1위를 기록했다고 홍보해 왔습니다. 하지만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음성군은 2017년부터 인구유출이 늘고 있고 근무지 기준 취업자가 거주지 기준보다 많은 지역으로 전국 군 단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다른 지역에 살면서 음성군에 취직한 사람이 음성군에 살면서 취직한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주로 40대 이하의 청년층입니다. 청년들은 직업 때문에 음성군에 오지만 더 나은 임금과 노동환경을 찾아 다시 음성군을 떠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음성군의 노동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기업을 유치하고 산업단지를 많이 만든다해도 군이 계획하고 있는 ‘2030 음성시를 만들기도 힘들고 현재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질 역시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Q5> 고용촉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취업이 되어도 막상 일터에서 노동인권 문제가 생길 때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요?

음성군의 기업지원부서에는 21명이 있고 노동자를 위한 부서인 경제과 일자리팀은 5명이 전부인데, 그마저도 취업과 관련된 업무라서 민간위탁 사업장이나 민간 사업장을 감시하고 해결할 수단, 역량이 없습니다.

노동자의 기본권에 대한 이해가 있고, 관련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부서가 없다보니 주먹구구식으로 경제과 또는 관련 부서의 누군가가 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음성지역 노동자는 불합리한 관행이나 탄압, 비리, 인권침해가 있어도 침묵하고 악조건에 순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Q6> 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장치들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까? 현실은 어떤가요?

지난 20년간 음성군은 농업도시에서 산업도시로 빠르게 변화했지만, 정작 노동자를 위한 조례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동자 권리 보호 관점에서 만들어진 조례는 사실상 <음성군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뿐인데 해당 조례는 중앙정부의 입법에 따른 결과입니다.

협의회 조례로서 <음성군 노사민정협의회 설치 및 운영 조례>가 있지만 이 또한 노동자 권익 보호 관점이 아닌 일자리 확충, 노사 갈등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조례입니다.

음성군 노사민정협의회는 2007년 조례로 제정되었지만 첫 회의를 2015년에 열었고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음성군의 노동 현안과 의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었습니다. 음성군에도 노동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는 자리가 생겼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었지만 2018년 회의를 마지막으로 운영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만약 협의회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었다면 민간위탁 업체에 대한 지도 감독으로 사전에 횡령을 발견하거나 공익제보자를 보호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실제 매년 음성군 민간위탁 평가에서 1등을 하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가 있었는데요. 사실은 이 업체가 오랫동안 대포통장과 유령미화원을 이용해 위탁대행비를 횡령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은 그 곳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공익제보로 알려졌는데 음성군과 의회는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기보다 현황파악 혹은 법률자문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때문에 공익제보자들이 업체의 보복성 갑질과 직장내 괴롭힘으로 괴로워했습니다.

 

Q7> 노동자를 위한 행정이 아쉽습니다. 노동조례·노동부서 신설과 함께.. 노동인권 지표개발에 대한 내용도 제안하셨는데요.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보호를 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이번에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이 음성군에 자료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았는데, 특히 여성, 노인, 장애인, 이주노동자의 자료는 아예 없었습니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음성군만의 지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음성군에는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모여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누구나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 공간에서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음성군 노동자를 위한 근로기준법 준수 여부, 임금 수준, 고용안정, 주거여건 등 지역 사정에 맞는 노동인권 지표를 지역주민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