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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공권력에 의한 죽음" 진주 CU물류센터 앞 노동자들의 울분(26.04.21)

음성노동인권센터 2026. 7. 7. 10:32

 

"공권력에 의한 죽음" 진주 CU물류센터 앞 노동자들의 울분

 

평범한 일상의 편의를 위해 밤낮없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거대한 트럭들, 우리는 그 뒷모습을 보며 물류 강국이라는 수식어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그 거대한 바퀴 아래에는 가족과의 따뜻한 식사 한 끼조차 누리지 못한 노동자들의 희생이 깔려 있었습니다. 바로 어제였죠. 4월 20일 경남 진주 CU 물류센터 앞에서 파업 농성을 벌이던 노조 조합원이 차량에 치어 숨졌습니다. 오늘은 어제 저녁 진주에 내려가 현장을 직접 목격한 박성우 음성노동인권센터 활동과와 함께 진주 CU 물류센터 참사의 진실과 편의점 물류 현장의 가혹한 민낯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Q1. 진주 CU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이번 참사는 화물연대 투쟁 과정에서 17년 만에 발생한 사망 사고라는 점에서 노동계 전체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현장에 계셨던 분들은 이를 사고가 아닌 공권력에 의한 살인이라고 부르시는데, 당시 상황이 얼마나 처참했나요?

네, 4월 20일 오전, 경찰은 파업 중인 조합원들이 가로막고 있던 물류센터 정문을 강제로 개방하려 했습니다. 기업의 대체 차량을 통과시키기 경찰 병력이 동원되어 길을 터주는 과정에서 2.5톤 탑차가 서광석 조합원을 덮쳤습니다. 어제 현장에 가서 보니 해당 차량은 폴리스 라인이 쳐진 채 그대로 있더라고요.

사람이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동료들이 고인에게 다가가려는 것을 방패로 벽을 쌓아 막아섰습니다. 119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고인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방치되었습니다.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국가 공권력이 편의점 본사의 하수인 역할을 자처하며, 한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히 짓밟은 셈이죠. 2009년 박종태 열사 이후 17년 만에 다시는 나오지 말아야 했을 열사가 탄생한 비극이었습니다.

Q2. 고 서광석 씨는 평소 동료들 사이에서 어떤 분으로 기억되고 있나요? 그리고 그가 그토록 원했던 정당한 요구가 무엇이었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고인은 화물 현장에서 30년 넘게 일해온 베테랑이었고, 누구보다 동료들을 아끼는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어제 현장에 강은미 전 정의당 의원도 있었는데요. 고인과 30년 지기였다고 합니다. 강 전 의원이 며칠 전만 해도 환하게 웃으며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던 그 목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며 울먹거리더군요. 그런 그가 목숨을 걸고 외쳤던 요구는 사실 너무나 소박해서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바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것, 그리고 일요일 하루만이라도 가족과 함께 따뜻한 밥 한 끼 먹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CU 화물 노동자들은 하루 15시간에 달하는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일 년 내내 제대로 된 휴일도 없이 명절 당일 이틀만 쉬는데, 그마저도 일요일과 겹치면 쉬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만약 몸이 너무 아파서 하루라도 쉬고 싶으면, 자신이 직접 대체 기사를 구해야 하고 그 비용으로 하루 30만 원에서 많게는 90만 원까지 사비로 지출해야 합니다. 쉬는 것이 곧 빚이 되는 이 가혹한 구조 속에서 고인은 우리도 시민이고 국민인데 왜 이런 대우를 받고 살아야 하느냐고 울부짖었던 것입니다.

Q3. 특히 이번 사건에서 CU의 물류 시스템이 다른 편의점 브랜드와 비교해 훨씬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의 화물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공짜 노동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다른 편의점 브랜드들은 원청 기업이 비용을 들여 인력을 배치하거나 시스템을 구축해 기사들이 배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CU 노동자들은 물류센터에서부터 매장에 도착해서까지 물건을 분류하고, 유통기한을 확인하며, 심지어 매대 진열까지 돕는 사실상의 편의점 점원 역할까지 떠맡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운송 계약서에도 없는 명백한 공짜 노동입니다. 행사 상품부터 증정용 숟가락 하나하나까지 매장별로 정확히 맞춰야 하는 섬세한 작업까지 기사들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배송료에 포함되지 않은 이 부수적인 업무들 때문에 노동 시간은 끝없이 늘어나고, 피로는 누적되어 사고 위험만 높아집니다.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한 뒤 이러한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고 물류비를 현실화해달라고 원청인 BGF리테일에 수차례 대화를 요청했지만, 본사는 단 한 번도 성실하게 답한 적이 없습니다.

Q4. 원청인 BGF리테일이 대화 대신 보복성 조치를 취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이 겪은 구체적인 피해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BGF리테일의 대응은 대기업의 횡포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 1월부터 노동자들이 다섯 차례나 교섭 공문을 보냈음에도 본사는 자신들이 직접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는 변명만 늘어놓으며 회피했습니다. 그러다 노동자들이 선전전을 시작하자마자 치졸한 경제적 보복에 들어갔습니다. 조합원들의 배송 물량을 갑자기 절반으로 줄여버린 것입니다. 화물 노동자들에게 물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곧 생계가 끊기는 것을 의미하며, 차량 할부금조차 낼 수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는 행위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회사는 배송 거부를 이유로 조합원들에게 어마어마한 금액의 손해배상 청구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한 명당 적게는 460만 원에서 많게는 2,300만 원까지, 총 2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청구하며 노동자들의 숨통을 조여왔습니다.

Q5.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핵심적인 해결책은 무엇인가요?

우선 이번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BGF리테일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가 우선입니다. 원청이 모든 결정 권한을 쥐고 있으면서 하청 업체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구태의연한 방식은 이제 끝나야 합니다. 원청이 직접 교섭에 나서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고인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명예 회복을 진행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의 책임도 막중합니다. 노동3권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의 생명을 앗아가는 참극이 2026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졌습니다. 행정안전부 장관과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과 노동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사고 당시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철저한 진상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책임자 처벌은 물론, 다시는 공권력이 기업의 용역업체처럼 행동하지 못하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Q6.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을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과 시청자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매일같이 이용하는 편의점의 화려한 조명 뒤에는, 어두운 밤길을 달려 물건을 채우는 이름 없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습니다. 서광석 조합원의 죽음은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이윤을 사람보다 먼저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구조가 낳은 비극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그 지극히 평범한 소망이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편의점 1위 기업이라는 화려한 타이틀 뒤에 숨겨진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서광석은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이 비극을 남의 일로 여기지 마시고, 노동자의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