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중소기업 노동자를 과로로 내몰려는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

[성명]
중소기업 노동자를 과로로 내몰려는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
지난 1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쏟아낸 발언들은 대한민국 노동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겠다는 끔찍한 선언과 다를 바 없었다. 전체 노동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삶을 책임져야 할 주무부처 장관 후보자가 앞장서서 노동시간 상한선을 허물고 ‘과로 사회’로의 퇴행을 부추기고 있는 참담한 현실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 후보자는 주 52시간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국민이 주 52시간보다 훨씬 더 긴 시간 노동을 하는 이유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의 범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가혹한 노동을 하는 현실과 법의 괴리, 실제로 현장에서 주 52시간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했을 때 이 엄격한 근로시간제도를 다양화할 때가 되었다”고 답했다.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가 많다면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그들을 제도의 테두리 안으로 보호하는 것이 상식이다. 환자가 많다고 건강 기준선 자체를 낮춰버리자는 식의 주장은 노동자의 안전을 포기하겠다는 궤변에 불과하다.
우리 노동 현장에는 이미 주 52시간을 넘어 12시간의 연장근로를 합법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 제도가 존재하며, 인가율은 90%를 웃돈다. 현장을 병들게 하는 것은 제도의 엄격함이 아니라, 일한 만큼 수당을 주지 않고 ‘공짜 야근’을 강요하는 포괄임금제와 같은 꼼수들이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포괄임금제 금지 법안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다”며 선을 그었다. 과로에 지친 노동자의 고통은 외면하고 처벌 위험에 노출된 사용자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자가 과연 장관의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수고용 노동자 등에 대한 이 후보자의 인식은 더욱 절망적이다. 기업들이 이른바 ‘가짜 3.3%' 노동자를 양산하는 이유는 주 52시간제때문이 아니라, 4대 보험과 퇴직금, 연차수당 등 근로기준법상 사용자가 져야 할 당연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무분별한 노동 규제 완화는 이들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구제하기는커녕, 그나마 법의 보호를 받던 노동자들마저 무제한 장시간 노동의 늪으로 밀어 넣는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뿐이다.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만나 상담하고 그들의 고통을 목도하는 우리는 주 52시간제 무력화가 어떤 끔찍한 결과를 낳을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노조의 보호막이 없고 교섭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및 하청 노동자들은 원청 대기업의 무리한 납기 단축과 단가 후려치기의 하중을 온몸으로 견뎌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존재 이유는 명확하다.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그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가꾸는 것이다. 제도의 기준선을 허물고 노동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이소영 후보자의 인식은 중소기업을 살리는 혁신이 아니라 노동 현장을 착취로 내모는 퇴행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이재명 정부는 퇴행적인 노동관을 여실히 드러낸 이소영 후보자의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이소영 후보자는 중소기업 노동자들을 과로로 내모는 망언에 대해 온 국민 앞에 즉각 사과하라.
하나, 국회와 정부는 ‘공짜 야근’의 주범인 포괄임금제를 전면 폐지하고, 모든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법 적용 범위를 즉각 확대하라.
2026년 9월 17일
음성노동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