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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10주년 기념 행사 및 제11차 회원정기총회 개최 알림

 

센터 개소 10주년 기념 행사 및 총회에 회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15년 3월, 노동인권의 불모지였던 음성군에서 우리는 음성노동인권센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기댈 곳 없는 지역 노동자들이 비용 부담 없이 노동 상담과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시작한 이 일이 어느덧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10년 동안 2,932 건의 상담이 있었고, 384 건의 법률 지원을 하였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우리는 수 천 명이 넘는 노동자들을 만나 숫자로 헤아릴 수 없는 지역 노동 현장의 모습들을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가족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유가족,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 해고를 당하는 과정에서 존엄과 자존심을 짓밟혀 분노하는 사람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차별하고 무시하는 회사와 싸우고자 용기 냈던 사람들...돈보다 사람과 생명이 우선이라는 '노동인권'의 가치는 지역 노동자들의 몸과 목소리로 써내려져 갔습니다.


10년을 지나오면서 세상 풍경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은 스스로 위기를 초래하며, 민중들의 삶을 더욱 옥죄고 있습니다. 2008년 미국에서 촉발된 세계금융위기는 장기 경기 침체의 그늘을 전 세계에 드리우고 있습니다. 미-중 간의 신 냉전 체제 하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었고, 정보통신기술(ICT)과 AI 기술의 발달과 탄소 중립, 기후 위기 대응에 따라 산업 지형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본 권력이 중심되어 변하고 있는 이 사회에서 평범한 노동자, 민중들의 삶은 사회권 보장의 바깥쪽으로 튕겨져 나가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쪼개어 없애버리는 사내 하도급 관행, 간접고용, 불법파견(위장도급) 관행은 여전히 여러 변칙들을 통해 확대되고 있습니다. 수 차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진짜 사장 원청을 상대로 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승리하여도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사회 시스템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재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출산, 육아, 돌봄, 보건의료, 교육 부문은 여성, 이주민, 중장년-노년의 이들에게 값싸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경제 체제는 자신의 뿌리를 갉아먹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일자리는 20년 넘도록 철폐되지 않고, 특수고용직, 플랫폼, 단기/임시 노동, 이주 노동 등의 불안정한 형태로 더욱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는 붙잡을 곳 없이 날라가버리고, 노동자의 존엄과 삶의 기초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험난한 시기 속에서 노동인권 활동의 결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간 인권센터, 그리고 함께하는 노동,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뤄낸 성과들이 있습니다. 충북 기초자치단체에서 최초로 노동조례를 만들고, 노동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와 공무원을 새롭게 편성하여 음성군으로 하여금 5개년 노동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이끌었습니다.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후 전국에서 처음으로 괴롭힘 신고자에게 불이익 처분한 대표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판결을 받아냈으며, 지역 사업장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사건에 대응했습니다.

금왕하수처리장, 음성체육회,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지원센터, 충주택시, 하나로택시, 북충주농협, 음성군 공무직 등 여러 사업장의 노동조합 설립을 도왔고, 문화환경 업체 비리 투쟁, 금왕농협, 음성환경, 일진다이아몬드 파업 투쟁, 공공부문 민간위탁 노동자 정규직 전환 투쟁에 함께하였습니다.

지역 노동인권 활동 주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개소 초기 1명의 활동가가 센터 활동을 책임지다가 2019년부터 2인 활동가 체계로, 2024년부터는 고용노동부 공모사업 주체로 선정되면서 3명의 활동가가 일하고 있습니다. 활동 회원들의 수도 늘어나서 센터 활동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습니다.

노동인권에 관한 이야기가 지역민들에게 널리 읽히고 흘러갈 수 있도록 2022년부터 매년 <노동인권소책자>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지역에 더욱 단단한 뿌리를 내려, 음성군을 노동인권 도시로 만드는 길에 앞장 서겠습니다.

삶의 기초와 노동자의 인권을 위협하는 복합적인 위기에 맞서 대안적인 사회를 창출해내는 사회운동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안전한 삶과 일터의 모습을 끊임없이 상상하며 지역 노동자, 시민들과의 연대를 통해 하나씩 쟁취해나가겠습니다.

희노애락으로 가득한 인권센터의 지난 10년의 발자취를 함께 돌아보고, 앞으로의 비전을 함께 그리는 자리에 회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센터 문을 열었던 조광복 공인노무사님도 8년 만에 음성에 오신다고 합니다. 각자의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계시겠지만 오랜만에 모여서 첫 시작을 함께했던 마음들을 다시금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일시 : 2025년 2월 8일 토요일 13시~16시
○ 장소 : 금왕읍행정복지센터 2층 대회의실

2025. 1.

음성노동인권센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