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고령사회의 돌봄노동(2020.10.9.)

2020. 12. 16. 13:29언론보도/인터뷰, 방송

2020109일 금요일

 

고령사회의 돌봄노동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동·청소년부터 장애인·노인·중증환자에 이르기까지 돌봄과 사회적 연결이 필요한 계층들은 방역지침으로 인해 더욱 소외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돌봄과 생활지원이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오늘 공정사회 시간에는 고령화 시대의 돌봄 노동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점차 고령화되고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 수준은 어느 정도 됩니까?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이 15.7퍼센트가 됩니다. 노령화지수는 65세 이상 노령인구의 수를 14세 이하 유소년인구 수로 나눈 뒤 100을 곱한 값인데요. 예를 들어 노령인구와 유소년인구가 같다면 노령화지수는 100이 됩니다. 한편 유소년인구가 노령인구보다 많다면 100이하로 떨어지고 반대로 노령인구가 유소년인구보다 많은 경우에는 100이상이 됩니다.

우리나라는 2017년 이전까지는 유소년인구가 노령인구보다 많은 나라였지만 2017년 노령화지수 105.1을 기록하면서 노령인구가 유소년인구보다 많은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13.8퍼센트이고 유소년의 비율은 13.1퍼센트였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유소년 비율은 점점 줄고 노인의 비율은 늘었는데요. 2020년에 이르러서 노인 비율은 15.7퍼센트, 노령화지수는 129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2030년에는 노인의 비율이 25퍼센트가 되고 노령화지수가 259.6으로 예측되는데요. 다시 말해 유소년 인구보다 노인의 인구가 약 2.5배 이상 많다는 뜻입니다. UN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UN기준에 따르면 노인 비율 20.3%를 기록할 것이라 예측되는 2025년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됩니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군요. 이미 고령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먼저 노인부양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가 빠르게 노령화가 진행되었고, 동시에 핵가족이 늘어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증가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부양 공백이 생기게 된 것이죠. 한 가정이, 그 중에서도 여성이 부담하던 노인부양 문제가 여러 이유에서 지속하기 어렵게 된 것입니다. 이미 서구에서는 노인부양이 한 가정이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책임저야할 책무로 여겨져 왔었는데요. 그에 따라 사회보험방식이나 조세방식을 통해 자금을 충당하여 돌봄서비스, 생활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시스템을 운영해왔습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에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시행하면서 기존에 저소득층 노인만을 대상으로 했던 <노인복지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편적인 노인복지의 틀을 마련했습니다. 공공부조 원칙에 입각해 건강보험료 외에 노인장기요양보험료를 징수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재원을 충당하고, 본인이 일부를 부담하여 요양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죠.

 

그렇다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근거한 현행 노인복지시스템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네 맞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근거한 요양은 크게 시설요양과 재가요양으로 구분됩니다. 시설요양은 노인요양시설과 노인요양 공동생활시설로 나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요양원은 노인요양시설에 해당하죠. 시설요양은 말 그대로 특정 시설을 만들어 그 속에서 요양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재가요양은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등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머물면서 요양을 받는 형태입니다. 재가요양은 보통 주간보호센터이런 이름으로 센터를 두고 요양보호사를 고용해 파견 보내는 형식으로 운영됩니다.

 

요양원의 부정수급 사례도 계속해서 드러나고, 시설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의 낮은 처우도 문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담현장에서 어떻게 체감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현행 노인복지시스템은 자금은 공적으로 투입되지만 운영주체는 모두 민간시장영역에 내맡겨져 있습니다. 공적 자금을 투입한다는 것은 노인 부양 문제가 국가와 공공의 책무라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돈만 공적으로 투입하고 운영하는 주체는 시장경제에 맡기다보니 여러 부작용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요양원을 필요 이상을 난립하여 경쟁하는 과정에서 부정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요양원 운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기에 일반인들이 그에 대해 문제제기하기도 어려운 조건입니다. 이런 조건에서 노인학대가 일어나고 요양보호사들이 저임금과 과로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국민건강보험>과 성격이 다르지만 모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관리하고 감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단에서 요양원 내지는 주간보호센터가 규정에 맞게 인력을 두고 있는지, 허위로 신고해서 보험료를 부정하게 수급하고 있지 않은지 등을 주기적으로 관리감독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문서상으로 허위사실을 은폐하거나 공단측의 관리감독 소홀로 인해 위법한 사항이 방치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음성지역에서도 부정수급과 노인학대를 내부에서 신고해서 업무정지를 당한 요양원들이 최근까지 있었습니다.

인력기준에 미달한 인원을 가지고 운영하다가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사례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요양원의 경우 입소자 2.5명 당 1명의 요양보호사가 있어야 하고, 치매전담실의 경우에는 입소자 2명당 1명의 요양보호사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치매전담실이 없는 요양원에 25명이 입소해 있다면 최소 10명의 요양보호사를 채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10명이 안 되는 요양보호사들로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기존의 보험료를 받았다면 부정수급의 책임과 함께 시설 인력기준 위반에 대한 책임 또한 져야합니다.

 

여러 가지로 열악한 현실인 것 같습니다. 현행 노인장기요양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지난 3, 보건복지부가 2019년 장기요양 실태조사 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습니다. 2016<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개정되면서 3년마다 실태조사를 진행하도록 하는 의무규정이 신설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한 것인데요. 이 조사에서도 요양보호사를 비롯한 시설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될 필요성이 언급되었습니다. 노인요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점, 노동에 대한 대가인 임금이 낮은 점, 업무 강도가 높은 점 등을 문제로 꼽았습니다.

시설노동자들의 약 95%가 여성이었고, 평균 연령 58.7세로 60대가 40.4%, 50대가 39.4%, 50-60대 여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는데, 예전에 가정 내에서 여성이 부담하던 노인부양이 현재 공적사회부조 시스템에서도 여전히 중년 이상의 여성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양보호사에 대해 적정한 임금을 보존해주고, 현행 시설인력기준을 높여 업무 강도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바꿔야겠습니다.

요양보호사 당사자들도 같은 직종끼리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집단적으로 권리를 주장하고, 주체적으로 현행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관청과 보건복지부에 제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점점 더 많은 노인들이 살아갈 우리 사회에 돌봄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