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지역 시민·노동자 건강권과 의사 집단휴진 사태(2020.8.28.)

2020. 12. 2. 12:07언론보도/인터뷰, 방송

2020.8.28. 공정사회 인터뷰지

지역 시민·노동자 건강권과 의사 집단휴진 사태

 

올 한해 코로나19 감염을 경험하면서 지역 내 공공의료시설 및 의료인력 부족과 지역 간 의료조건 불평등 문제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에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등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이를 비판하며 8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집단휴진을 이어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 공정사회 시간에는 지역 시민·노동자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지역 공공의료시스템의 문제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집단휴진 사태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의대 정원을 확대를 둘러싸고 정부와 일부 의사단체 간 마찰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요 쟁점이 무엇인지 설명해주시죠.

지난 723일 정부는 당정 협의를 통해 지역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의대 정원 한시적 증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정원인 3,058명을 2022학년도부터 최대 400명 늘려 10년간 한시적으로 유지해서 이 기간 동안 최대 4천명의 의사를 추가로 양성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추가로 양성된 인력은 의사가 부족한 지역, 특수 전문야, 의과학 분야에 종사하도록 할 계획이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의 증가는 의학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고, 의학교육의 질 저하는 의료의 수준을 떨어뜨릴 것이다.’, ‘무분별한 의사 증원은 오히려 대도시와 지역 간 의료 격차를 더욱 크게 늘리고, 의료의 과수요와 과도경쟁을 유발하여 의료제도를 심각하게 왜곡시킬 것이다라며 반대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의사단체는 우리나라 의사 증가율이 OECD 평균보다 높고 지금의 조건을 유지해도 2028년에 인구당 의사 수가 OECD 평균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 자료 등을 근거로 위와 같은 주장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의사단체 중에서는 또 다른 목소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줄여서 인의협에서는 대한의사협회의 주장 근거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팩트체크 보고서를 엊그제 발표했습니다. 인의협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천명 당 활동의사 수는 2017년 기준 2.3명으로 OECD 평균 3.5명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인구 10만명당 의대 졸업자는 7.6명인데, OECD 평균 13.1명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인구 대비 의사 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라는 점입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201분기 기준 인구 1천명당 지역별로 의사인력 현황을 발표하였는데요. 서울이 1천명 당 약 3. 경기는 2.1명 정도 되는데, 충남은 0.32, 충북은 0.25명에 불과합니다. 충북의 경우 인구 4천명 당 1명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러한 통계지표 역시 우리나라 의사 수가 매우 적다는 인의협의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의사 증가율이 OECD 평균보다 높게 측정된 이유에 대해서 인의협은 당시 의사 수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적은 수의 의사가 늘어나도 증가율은 높게 측정된 것이라며 역으로 당시 의사 수가 매우 적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반증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의사단체에서는 환자 1인당 외래진료 건수와 입원일수가 많으니 우리나라 의료 접근성은 매우 훌륭한 수준이 아니냐는 주장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OECD 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우리나라 환자의 연간 진료 건수는 16.6회로 OECD 평균 6.8회보다 2배 이상 많고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 진료건수가 많다고 해서 의료 접근성이 높다고 볼 수 없습니다는게 OECD나 인의협과 같은 다른 의사단체의 주장입니다. OECD는 이 통계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진료 건수가 많은 이유는 이른바 행위별 수가제때문에 의료공급자들이 과잉의료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진료 건수가 의사의 생산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진료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가 진료가 얼마나 환자에게 효과적이었는지를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죠. 입원일수가 많은 것 역시 의료행위의 비효율을 시사하는 지표라고 인의협은 꼬집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들지 않아도 많은 분들께서 경험하셔서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조금 전에 충북 지역의 인구 당 의사 수가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우리나라 전체 인구 대비 의사 수가 적은데다가 수도권에 의사들이 밀집해 있어서 지역 의료공백이 심각해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좀 전에 소개해드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01분기 기준 인구 천명당 의사인력 현황을 살펴보면 충북은 국내 17개 특별, 광역자치지단체 중 세종, 제주, 울산 다음으로 가장 적은 의사가 활동하고 있는 광역자치단체입니다. 다른 지표를 살펴보겠습니다. 적절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됐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망의 비율을 의미하는치료 가능한 사망률인데요. 2015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치료 가능한 사망률은 서울은 44.6명으로 가장 낮고 충북은 58.5명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또한 응급상황 발생시 지역응급의료센터로 30분 이내로 도달이 불가능하거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시간 이내에 도달이 불가능한 인구 비율이 27% 이상인 지역을 응급취약지라고 하는데요. 2018년 기준 충북에서는 청주시와 증평군을 제외한 괴산, 단양, 보은, 영동, 음성, 옥천, 진천, 충주 등 8개 지자체가 모두 응급취약지에 해당됩니다. 충북의 경우 청주시를 중심으로 의료시스템이 구비되어 있다보니 청주시와 그에 인접한 증평을 제외하면 빠른 시간 내에 응급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지게 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일전 인터뷰에서 충북 북부권이 산재발생 건수와 산재사망률이 매우 높은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눴었는데, 열악한 의료조건이 이를 더 심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는데요. 시민과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 의료정책이 서둘러 개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맞습니다. 흔히들 미국과 비교해서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가 잘 되어 있고. 의료 수준도 좋다고 말씀하시는데요. 수도권과 다른 지역 간 격차와 OECD 평균을 기준으로 볼 때 아직 한참 열악한 수준입니다. 한국은 OECD 국가들 중 가계 의료비 부담률이 가장 높은 수준이고, 동시에 의료비 보장 수준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이런 높은 부담률 때문에 가처분 소득의 40% 이상을 의료비로 쓰는 재난적 의료비 지축 가구는 미국보다 많은 실정입니다.

이런 지역 격차와 경제적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 병원보다 공공의료기관이 훨씬 더 많이 늘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의료 취약지에 거주하고 있거나 소득이 적은 환자가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게 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천 명당 공공병상이 1.3개로 세계 최저 수준인데요. 공공의료기관이 늘어나야하고, 공공의료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공공의사들을 충분히 양성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지역의사제도 역시 민간병원 기반에 의존하고 있고 일정 기간 이후 수도권으로 유출될 여지가 많은 제도입니다. 따라서 지역에 균등한 규모의 의사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합니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다뤄야할 과제는 의료기관 내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입니다. 병원에는 전문의, 전공의 외에도 간호사, 간호조무사, 위생사 등등의 여러 직종의 노동자들이 더욱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의사 수 부족이 가져오는 과업의 무게는 또 다른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몫이 되어왔습니다. 간호사의 태움 노동문제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저임금, 장시간, 고강도 노동으로 내모는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따라서 공공의료체계 확대와 더불어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이 반드시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