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기후위기와 노동인권2(2020.2.28.)

2020. 3. 3. 19:53언론보도/인터뷰, 방송

KBS충주라디오 계명산의 아침 <공정사회>

2020. 2. 28.() 08:45

기후위기와 노동인권2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일상이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29개국 48개 연구소의 바이러스 전문 학자들이 활동하는 전지구적 바이러스 네트워크는 지난해 연례 총회에서 해마다 약 3~4개의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한 배경에는 전세계적인 인구 증가, 초대형 밀집도시의 증가, 무역과 여행의 지구화, 그리고 기후변화가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기후위기와 노동인권을 주제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1. 지난 시간, 오늘날 기후 변화가 가히 기후 위기라고 불릴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는 내용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기후위기가 빈곤층의 확산, 기후난민의 출현 그리고 노동자들의 건강권까지 위협하고 있는 현실을 말씀하셨는데, 기후위기와 노동인권은 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은 2020년 이후 205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올해 말까지 제출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른바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수립을 195개 모든 당사국에게 수립하도록 요청한 것인데요. 이에 따라 한국도 지난해 3<2050 저탄소 사회 비전 포럼>이라는 민간 중심의 전문가 협의체를 발족하여 작년 12월까지 논의를 해왔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하는 이 과제는 현재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에너지공급, 산업구조, 수송체계의 전반적인 전환을 뜻합니다. , 산업환경의 격변이 예고되고 있는 것인데, 이는 곧바로 노동문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여기 노동 문제의 씨앗이 있습니다.

 

2.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포럼>이 지난 2월 초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검토안을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요?

포럼은 9개월 논의 끝에 2050년 기준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목표를 다섯가지 안으로 도출하였습니다. 에너지공급부문, 산업부문, 건물부문, 수송부문, 폐기물, 농축어업, 산림 등 부문별 감축량과 흡수량을 제시하였습니다. 그 밖에 대기 중 온실가스 제거량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시킨 상태, 다시 말해 온실가스 순배출이 제로가 되는 상태를 탄소중립 또는 Net-zero라고 하는데, 포럼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는 사회적 논의로 열어두고, 5가지 안을 검토안으로 정부에 제출하였습니다.

 

3. 그렇다면 이번 검토안에서는 기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줄일 것이라고 제안한 것인가요?

포럼이 제시한 다섯가지 안은 가장 높은 수준의 배출량 감소량부터 가장 낮은 수준의 감소량까지 단계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가장 수준이 높은 1안은 연간 약 79백만 톤을 배출했던 2017년에 비해 75% 감축한 178백만여톤을 배출하겠다는 것입니다. 화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금지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에너지공급부문에서 90% 이상 감축하고, 산업부문 에너지 사용에 있어서 재생에너지로의 전면적 전환을 실시하여 65% 이상 감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여기서 신소재로의 전환, 원료 대체 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건물부문에서는 스마트 에너지관리시스템, 고효율기기, 재생에너지 보급 등을 통해 이른바 녹색건물을 정착시킴으로서 66% 가량 감축하겠다는 것입니다. 배출량이 세번째로 많은 수송부문에서는 전기, 수소차 대중화, 내연기관차의 고효율화, 철도·항공·해운부문 저탄소화, 도로가 아닌 철도·해운 중심의 물류체계 전환을 통해 73%까지 감축하겠다는 것입니다. 이게 포럼에서 내놓은 가장 높은 수준의 감축 계획이고요. 2안부터 5안까지는 69%, 61%, 50%, 40% 등 단계적으로 낮은 수준의 감축계획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4. 그렇군요. 포럼의 이번 검토안을 두고 기후위기비상행동이나 녹색연합에서는 비판하는 성명을 내었던데 어떤 부분에서의 비판이었을까요?

2015년 파리기후협약이 제시한 목표치가 산업화 이전 지구 대기온도 기준 2050년까지 2도씨에서 1.5씨 상승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2018IPCC 지구온난화 1.5도씨 특별보고서는 1.5도씨 지구온난화와 2도씨 지구온난화를 비교하면서 자연환경과 생태계, 인간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1.5도씨 지구온난화에 그치게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수준의 감축을 목표로 해야하는지 알렸습니다. 보고서에 의하면 2도씨 지구온난화는 1.5도씨 지구온난화와 0.5도씨 차이에 불과해보이지만 실제로는 확고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도씨 지구온난화는 1.5도씨 지구온난화에 비해 더 많은 지역에서 극한 기온과 폭우, 가뭄, 해수면 상승을 일으키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위험에 노출되는 인구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2도씨 지구온난화가 찾아올 경우 북극해 해빙이 여름에 완전히 녹아 없어질 확률이 매우 높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의한 해양 산성화는 해조류에서 어류까지 성장, 발달, 석회화, 생존, 생물종 풍부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곧바로 어업과 양식업에 대한 리스크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는 사회적 소외계층, 취약계층, 농어업인 중심의 지역사회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데 2도씨 지구온난화가 아닌 1.5도씨 지구온난화에 그치게 할 경우 기후 관련 위험에 노출되는 인구와 빈곤에 취약한 인구 수 모두가 2050년까지 최대 수억 명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 또한 있었습니다.

보고서는 1.5도씨 지구온난화에 그치게 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를 감소하고, 2050년경에는 탄소 중립, 넷 제로에 도달해야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산업화 이후부터 현재까지 대기 중 누적되어 있는 이산화탄소를 역으로 흡수하는 net negative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2050년에 적게는 17천여 톤 많게는 42천여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포럼의 검토안이 너무나 안이한 계획이라는 비판인 것입니다.

 

5.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노동자와 서민들이 감내해야할 위험 부담에 대한 비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말씀드린대로 포럼이 제시한 검토안을 전제로 하더라도 국내 산업환경에 격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는 거의 사리질 것이고, 철강 중심의 산업에서 신소재 중심의 산업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도로를 기반으로 하는 운수산업은 항만과 철도 중심의 산업으로 바뀔 것입니다. 사물인터넷과 AI를 기반으로 한 통제, 관리가 일상화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산업 환경의 변화는 반드시 노동환경의 변화를 수반합니다.

예컨대 현재 국내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철강회사 포스코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하고, 신소재를 생산해야하는 기후변화의 과제 앞에서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산업 전환은 반드시 그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충분히 고려한 조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번 검토안에는 그러한 숙고가 없었습니다. 이런 산업 변화의 물살을 맞게 될 화력발전소 노동자, 도로를 이용하는 화물노동자, 건물을 관리하는 경비노동자들과 설비노동자, 그 밖에 수많은 노동자들의 지속가능한 노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따라서 노동자들을 이 대전환의 사회적 비용, 대가로 치부하지 않고 전환의 주체로, 새로운 비전 설정의 주체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