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충북청주경실련 사고지부 결정 철회되어야(2020.11.20.)

2021. 1. 15. 09:12언론보도/인터뷰, 방송

충북청주경실련 사고지부 결정 철회되어야

 

경실련은 지난 11월 10일 성희롱 사건이 있었던 충북청주경실련을 사고지부로 결정했습니다. 경실련의 내부규칙에 따라 성희롱 피해자들을 포함한 상근활동가와 임원의 직책이 상실되었고, 조직의 폐쇄 또는 재건을 판단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난 17일 충북청주경실련 성희롱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은 경실련을 찾아가 이번 사고지부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오늘 공정사회 시간에는 <충북청주경실련 사고지부 결정>과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1. 지난 방송에서 충북청주경실련 성희롱 사건과 피해자들에게 가해진 2차 가해에 대해 다뤘었는데요. 이번 사고지부 결정 이전까지 일련의 과정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성희롱 사건 초기 대응은 어땠나요?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것은 올해 5월 말 경, 충북청주경실련 상근활동가들과 임원들이 모인 단합대회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당시 자리에서 음담패설과 원치 않은 신체 접촉이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이튿날 사무처장과 책임 있는 임원에게 문제 제기를 했고 해결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조사 과정에서 비밀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임원은 피해자와의 상의 없이 가해자들이 동석해있는 임원 회의에서 단합대회 당시 성희롱에 대해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비밀유지의 원칙을 어긴 것입니다. 피해자들이 없는 자리에서 가해자들은 사과를 했고, 피해자는 카카오톡을 통해 사과문을 전해 받았습니다. 피해자는 그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피해자들을 향한 비난이 시작되었습니다.

 

2. 그랬군요. 이후에 피해자들이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고 기억합니다.

네, 맞습니다. 성희롱 사건을 문제 제기한 이후에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향해 더 큰 반발과 공격이 발생하자 피해자들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단체에 요청했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 역시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피해자들은 그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는 한참 뒤에 간접적으로 피해자들에게 공개되었는데요. 나중에 충북청주경실련을 사고지부를 결정하는 통지문과 함께 사건 처리 결과를 통보받게 됩니다.

 

3. 진상조사위원회 활동 중에 충북청주경실련이 경실련에게 ‘조직진단 실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말씀해주시죠.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시점이었습니다. 충북청주경실련은 갑자기 경실련 조직위원회에 조직진단 실사를 요청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고 그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얼마 뒤 경실련 조직위 관계자들이 실사를 나왔고, 피해자들은 ‘일단 진상조사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경실련 조직위원회 조사 결과를 접수한 경실련 상임집행위원회는 충북청주경실련을 사고지부로 지정하는 것을 유보하면서, 그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는데요. 8월 18일 ‘충북청주경실련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줄여서 비대위)를 설치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비대위가 설치됨에 따라 활동가와 임원들의 직책은 자동으로 정지되었고, 사무실을 폐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상황은 최근 ‘사고지부’가 결정된 최근까지 거의 3개월에 가까운 기간 동안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 없이 지속되었습니다.

 

4. 11월 10일 경실련 상임집행위원회는 충북청주경실련을 사고지부로 결정하였습니다. 비대위 활동 결과를 접수 받고 난 다음 사고지부에 준하는 단계에서 사고지부 단계로 넘어간 것인데요. 이렇게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경실련 상임집행위원회는 8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비대위가 활동하며 보고한 문제점들을 크게 네가지로 구분하여 나열하면서, 사고지부를 결정했다고 알렸습니다. 먼저 집행단위 차원에서 상근활동가들을 체계적으로 리더십 관리를 하지 않았고, 업무점검 등 경직적 운영을 하였다, 비대위 활동 기간에 일부 위원들이 별도로 성희롱 사건에 대한 팩트체크 네이버밴드를 만들어서 지역 내 갈등을 심화시켰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로 피해자들 속한 실무단위에서 성희롱 예방 매뉴얼 작성을 이행하지 않았고, 비대위 활동을 인정하지 않았고, 업무 중지를 거부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대로 진상조사위원회 활동 중 비대위가 가동된 것에 대한 피해자들의 항의와 피해자 보호대책 없이 업무를 박탈시킨 것에 대한 거부했던 것에 대한 지적이었습니다. 셋째로 ‘실무단위의 회원 개인에 대한 차별적인 관리’행위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 역시 구체적인 사유로서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성희롱 사건이 바깥으로 알려졌던 것을 ‘조직의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이면서, 이 위기 상황에 집행단위와 실무단위가 안일하게 대응하였고, 바깥 단체들과 연대하고 세력화하면서 다른 입장을 가진 회원들을 공개적으로 압박한 행위들이 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는 행위들이었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조직 내에서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자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지지모임이 형성되었고 피해자들을 향한 성희롱 왜곡 발언이나, 2차 가해 언행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였는데, 그런 행위를 문제 삼은 것입니다.

 

5. 사고지부가 결정되면 어떤 후속조치가 이루어지게 되는 건가요?

경실련 내부 규칙에 따르면 먼저 충북청주경실련의 총회, 집행위원회, 각급 위원회 등 의사결정기구의 기능이 모두 정지되고, 임원과 상근활동가 모두의 직책과 호칭이 자동 상실되어 사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경실련의 공식적인 회의 참여에서 배제되고, 회원 회비 출금을 제한하는 등 관례적인 지원을 모두 제한합니다.

한편, 충북청주경실련의 재건 또는 폐쇄, 즉 청산을 결정할 ‘사고지부 비대위’를 구성하게 되는데요. 이 사고지부 비대위는 조직의 재건이 가능한지 또는 재건이 불가능하여 폐쇄할 것인지를 6개월 이내에 결정하게 됩니다.

 

6. 이번주 화요일이죠. 지난 17일 충북청주경실련 피해자 지지모임이 경실련 상집위가 활동하고 있는 서울 사무실에 찾아가 경실련의 사고지부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피켓팅을 했습니다. 어떤 메시지들이 있었나요?

피해자들이 처음부터 일관되고 요청해왔던 것은 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보호조치였습니다. 앞의 사고지부 결정과 함께 조사 결과는 공개되었습니다. 당시 명백한 성희롱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성희롱 및 2차 가해 당사자들에 대한 적법한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재발방지 계획으로 제도적인 보완을 하고, 회원과 위원회별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실행하고,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 보호조치는 빠져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이 안전한 일터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일터의 존폐를 결정하는 또 다른 비대위가 등장한 것이죠. 성희롱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최근에 채용되었던 인턴 활동가도 해고 위기에 놓여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중에서도 이러한 결정을 하기까지 피해자들의 입장과 의견은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는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오히려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어도 듣질 않으니, 지지하는 사람들과 더 큰 목소리를 낸 것을 조직 정상화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피해자가 안전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사고지부 결정을 철회하라는 것이 지지모임에서 요청하는 메시지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