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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사업주의 안전배려 의무를 재확인한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음성노동인권센터 2022. 7. 21. 14:00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사업주의 안전배려 의무를 재확인한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음성현대소망병원 구내식당 내 괴롭힘 신고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위탁업체 사업주에게 처음으로 징역형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에 부쳐

지난 2019년 9월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음성현대소망병원 구내식당 직장 내 괴롭힘 및 신고자 불이익 처우 사건 형사 재판이 2022년 7월 12일 대법원 판결로 일단락되었다. 대법원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피해노동자에게 부당전보 등의 불리한 처우를 한 구내식당 위탁업체 사업주 A에게 국내 처음으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던 원심 판결을 확정하였다(대법원 2022. 7. 12.선고 2022도4925판결).

최초 직장 내 괴롭힘 발생시 피해노동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서를 사업주에게 내용증명으로 발송했다.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인 충격으로 출근할 수 없게 된 상태에서 피해노동자는 사업주 A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실조사와 처분을 요구하였지만, 사업주 A는 괴롭힘 조사에 관해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으며 나중에 확인된 바 피해노동자가 무단결근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하였다. 이러한 몰상식한 처분에 대하여 음성노동인권센터가 문제 제기를 하면서, 관리자 B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퇴사한 노동자들의 증언과 피해노동자의 진술을 듣는 간담회를 사업주 A에게 제안하였다.

스무 명이 넘는 퇴직자들이 함께 모인 간담회에서 퇴직자 및 피해노동자가 용기를 내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진술하였고, 법에 따른 처분을 내리기로 약속하였으나 사업주 A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괴롭힘 행위자에게는 벌점 2점에 시말서 작성, 피해노동자의 해고 처분을 취소하면서 피해노동자에게 출근이 불가능한 타 지역 사업장으로의 전보를 명령했다. 지난 2021년 4월 6일, 충주법원 재판부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전보 명령이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사업주 A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120시간 사회봉사를 명했다. 사업주는 1심에 이어 2심에도 불복하는 등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태도로 일관하였으며 결국 원심 판결을 확정하는 대법원 판결을 받게 되었다.

재판부는 위와 같은 양형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 “사용자는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가 있다. 작금의 노동환경에 비추어 볼 때, 생명, 신체, 건강에는 유형적, 물리적 위험으로부터의 보호, 안전배려 뿐만 아니라 무형적, 정신적 위험으로부터의 보호, 안전배려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옳다”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취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법원의 판결은 사업주의 보호조치라는 것이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할 때부터 피해노동자가 안전하게 직장에 복귀할 때까지 일련의 모든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피해노동자에 대한 사업주의 심리적․정신적인 배려가 요구됨을 시사하고 있다.

피해노동자는 이직한 상태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을 받아 읽게 되었다. 법적으로 부당전보를 인정받아 구내식당에 복귀하였지만 사업주와 직장 동료들은 그를 반기지 않았다. 그는 또다시 엄청난 고통을 겪으며 직장을 떠나야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본래 취지대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안전한 복귀”가 보장되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이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1:1의 문제를 넘어서 조직 문화의 변화와 성숙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이는 단지 사업주의 인권 감수성에 의존할 문제가 아니다. 노동자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자가 단결하고 연대함으로써 바닥으로 추락한 노동자의 지위를 올려야 한다.

최초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위반한 사업주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대법원 판결은 기쁘지만, 여전히 괴롭힘으로 점철되고 있는 우리 사회 일터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지위를 이용해 갑질을 한 관리자, 피해노동자의 고통을 외면하고 갑질에 동조한 동료 노동자들의 모습은 어제도 오늘도 재현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정부가 노조할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노조할 권리, 노동자의 쟁의행위를 포박하는 현행 노조법의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며 옥포조선소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의 절규가 멈추지 않는 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가득한 우리 일터는 한 발짝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1%에 그치는 음성군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늘어나기 힘들 것이다. 음성노동인권센터는 노동자가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지역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

2022년 7월 20일

음성노동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