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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사업장 내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2022.02.22)

음성노동인권센터 2022. 2. 22. 09:57

2022222일 화요일 ~08:56:00

 

사업장 내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

 

근로기준법은 4시간마다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휴게시간이 주어져도 제대로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문제가 되었습니다. 20198월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가 환기 시설이 없는 창고에서 숨진 사건을 계기로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 요구가 더욱 커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18월 국회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면서 휴게시설 설치 의무 규정을 두었고 올해 8월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 공정사회 시간에는 노동자의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사업장 내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 시행을 6개월 앞두고 있습니다. 현행법은 휴게시설에 관하여 어떻게 규율하고 있나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휴게시설 설치에 대한 강행규정은 없습니다. 다시 말해 휴게시설 설치를 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행정규칙과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 수준에서 휴게시설 설치를 권장하고 있는데요. 행정규칙에서는 사업주는 근로자들이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인체에 해로운 분진 등을 발산하는 장소나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장소와 격리된 곳에 설치하여야 한다고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서는 휴게시설 면적을 1인당 1제곱미터, 전체 면적 최소 6제곱미터로 확보하고 냉난방이나 환기시설 등을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경우에는 관련법 개정으로 관리사무소에 별도로 휴게시설을 설치하도록 의무화된 상태입니다.

 

지난해 10, 민주노총휴게실 실태 현장노동자 증언대회가 있었습니다. 노동자가 전하는 사업장 내 휴게시설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증언대회에서는 코레일 자회사 노동자, 병원 미화 노동자, 가전설치/방문점검 노동자, 면세점 판매 노동자, 학교 비정규직 미화/급식실 노동자, 대학교 청소 노동자 등 다양한 업종의 노동자들이 사업장 내 휴게시설 실태를 증언했는데요. 휴게실 자체가 없거나, 지나치게 협소한 공간을 휴게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와, 냉난방기와 세면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증언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 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미화노동자는, 소속되어 있는 하청업체 직원 수가 200명이 넘지만 조그만 규모의 탈의실은 네 곳이고, 쉴 때는 계단 밑이나 창고 구석에서 임시로 머물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업종에 따라 한 사업장에 머물러서 일하지 않는 노동자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휴게시설이 어떻게 보장되고 있었나요?

고정된 근무공간 없이 자동차를 이용해 집집마다 방문하는 검침 노동자와 설치 노동자 그리고 택배 노동자 등에 대한 휴게시설 마련의 필요성도 언급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정수기, 비데 설치 기사나 가스 검침원들이 대표적인 예일 텐데요. 관련 직종 노동조합에서 조합원 816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들이 거점으로 사용하는 창고 내부에 별도 휴게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8.9%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화장실이 없다는 응답은 87퍼센트, 성별 분리 화장실이 마련된 곳은 21.6%로 적었습니다. 가스검침원들은 휴게공간이 없어 방문 가정의 비상계단이나 개인 승용차에서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8월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었습니다. 어떤 부분 개정이 이루어졌는지 설명해주세요.

하위법령이 아닌 산업안전보건법에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로 하는 규정이 신설되었습니다. 먼저 사업주는 노동자가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게시설을 반드시 갖추어야 합니다. 휴게시설을 갖추지 않을 경우 15백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사업장의 사업주는 휴게시설을 만들 때 크기, 위치, 온도, 조명 등을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설치 관리 기준을 준수해야합니다. 설치 관리 기준을 위반할 경우 역시 과태료 대상입니다. 고용노동부의 휴게시설 설치 관리 기준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고, 이 기준을 적용 받는 사업장의 조건 또한 아직 논의 중에 있습니다. 휴게시설 설치 및 관리 기준과 적용 사업장의 범위에 대해서는 정부와 노동계간 갑론을박이 있는 상황입니다.

 

법 개정에 이어 시행령 입법예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관련 회의에서 정부는 휴게시설 설치 의무 사업장을 상시노동자 20명 이상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부는 하위법령 마련 회의에서 업종과 관계없이 휴게시설 설치 의무 사업장을 상시노동자 20명 이상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020년 기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 사업장이 전체 약 272만 곳 정도인데, 이 중 20명 이상 사업장은 5.9%에 불과합니다. 정부안대로 한다면 대부분의 사업장은 휴게시설을 굳이 설치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에 대해 노동계에서 비판하자, 정부는 앞서 말씀드린 안전보건규칙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답하였는데요. 말씀드린대로 안전보건규칙은 강행규정이 아닌 임의규정이라 굳이 지키지 않아도 법적인 제재를 받지 않습니다. 한편 정부는 휴게시설 설치를 반드시 해야할 필수 직종을 정했는데, 정부안대로 하면 필수 직종이어도 사업장 규모가 작으면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열악한 사업장일수록 휴게시설을 짓도록 해야하고, 필요한 재원은 정부에서 최대한 지원해야할 것입니다.

 

최근 근로복지기본법 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가 휴게시설을 설치 운영하거나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지난 218일부터 개정된 근로복지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배달이나 운전과 같은 노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위한 휴게시설를 설치 운영하거나 이를 지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퀵서비스, 택배, 대리운전, 방문 판매, 방문 교육, 보험 모집 등의 업종이 포함됩니다. 휴게시설 운영은 단체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는데, 공공기관이나 비영리법인, 근로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한 비영리민간단체가 위탁 운영할 수 있습니다.

 

7. 노동자의 휴게시설 보장에 관해 충청북도는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을까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휴게시설을 보장하는 문제는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장들과 함께 책임져야하는 문제입니다. 경기도나 경상남도 등 국내 여러 광역단체에서는 이미 2018년부터 휴게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조례를 만들고 실제로 설치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경우 이번 법 개정과 함께 기초자치단체들과 함께 10억원을 들여현장노동자 휴게시설 개선사업을 확대 추진한다고 합니다. 휴게시설 설치가 꼭 필요하나 재정 상황이 열악한 사업장을 우선적으로 휴게시설 설치나 관리를 위한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안타깝게도 충청북도는 이와 같은 정책을 아직 펼치지 않고 있습니다. 충청북도가 노동자의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하루 빨리 노동자 휴게시설 지원 사업과 같은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