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해고, 알고 대응하자(2020.4.24.)

2020. 12. 2. 11:52언론보도/인터뷰, 방송

2020. 4. 24. 공정사회 인터뷰지

 

해고, 알고 대응하자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가 1560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해 24.8% 증가했다고 413일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구직급여 지급액이 8982억 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것인데요. 임금체불, 해고와 같은 노동사건이 특별한 일이 아닌 게 되어버린 요즘입니다. 오늘 공정사회 시간에서는 많은 노동자들이 겪고 있고 우려하고 있는 해고 문제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구직급여 신청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실업자 수가 증가했다는 뜻일 텐데요. 아무래도 코로나19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고용노동부의 노동시장 동향 발표자료에서 확인된 것인데요. 신청자 수로 비교하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4.8% 증가했고, 구직급여 지급액을 비교하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0.4%가 급증한 수치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경제가 위축되고 국내 서비스 산업과 일부 제조업종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고, 또 그 피해를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짊어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2. 사업주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닐텐데요. 사업주들의 피해는 어떤가요?

한 가지 지표를 더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요. 매출액 감소 등을 이유로 휴업을 실시한 사업장을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제도가 있습니다.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자와 대상근로자 수를 살펴보면, 20191년 간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장은 총 15백여 곳입니다. 1년에 경영상 이유로 노동자들을 해고시키지 않고 휴업을 실시하는 사업장 중 일정한 조건에 해당하는 사업장 15백여 곳에 지원금이 지급된 것입니다. 대상 근로자는 77천여 명이었습니다.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사업장 수는 코로나19 상황을 정부가 심각 단계로 올린 이후부터 매우 가파르게 늘어났습니다. 2020326일 기준으로 올 한해 무려 21천여 곳의 사업장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였습니다. 대상 근로자 수는 17만명에 이릅니다. 불과 1분기 동안의 신청 사업장 수가 지난 1년간 수보다 스무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고, 대상 근로자 수는 2배 이상 늘어난 결과인데요. 이중 10인 미만 영세사업장이 77.6%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국내 10인 미만 영세사업장과 노동자들이 큰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고, 아마도 앞에 살펴보았던 구직급여 신청자들 역시 영세사업장에 근무했던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를 당하거나, 폐업으로 인해 실직 상태에 이르렀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보여집니다.

3. 노동자 입장에서는 더욱 더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시국이 이러하니 체념하고 해고나 실직을 받아들이는 분들도 계실 것 같고,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모르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개별 사업장들의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 문제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많은 노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집단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무기력하게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노동조합을 설립하거나 가입하지 않은 10인 미만 영세사업장들, 20인 미만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상황은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아직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수치가 있는데요. 부당해고구제 신청자 수입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5인 이상 사업장에 한하여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해고 당할 경우 노동위원회를 통해 구제 받을 수 있도록 부당해고구제신청 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해고는 크게 징계해고, 정리해고, 통상해고로 구분되는데 이번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일어난 해고들은 대부분 정리해고통상해고에 해당할 것입니다. 이때 근로기준법이 보호하는 내용들을 잘 인지하고 최소한의 권리를 보호 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4. 정리해고와 통상해고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정리해고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의미합니다. 많은 분들이 구조조정이라는 말을 기억하실 겁니다. 경영상 지표가 악화되거나,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부서를 개편하거나, 사업전략을 변경하는 등 경영상의 이유로 인원을 감축하는 것을 정리해고라고 합니다. 통상해고는 사업장이 폐업을 하거나, 노동자가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이루어지는 해고를 의미합니다. 이때 그나마 구제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정리해고의 경우입니다. 사업장이 아예 폐업한 경우에는 당사자가 사라졌으니 노사 관계 속에서 법적인 구제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을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5. 아마 많은 분들이 정리해고를 이미 당하셨거나 정리해고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해하실 것 같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할까요?

회사 경영상황이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졌다는 이유로 희망퇴직을 받거나, 권고사직을 하고, 가장 심한 경우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이미 대한항공과 같은 대기업들은 희망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대개 법정퇴직금 외에 별도의 급여 및 자녀 학자금 지원 등을 조건을 달고 퇴직을 유도하는 방식이죠. 문제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과 작은 사업장의 경우입니다.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직을 요구할 때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회사에서 지시를 받는 위치에 있다보니 회사에서 사직서를 쓰라고 하면 왠지 써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만, 계약의 당사자로서 이를 거절할 권한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직서를 쓰지 않는다면 사업주가 해고를 하지 않는 이상 고용관계는 유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주가 반복적으로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거나,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압박을 가하게 되면 엄청난 심리적 스트레스에 시달릴 위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뜻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면 애초에 자신을 보호할 선택지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니, 최대한 사직서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해결 방법들을 찾아보는 것이 최악의 상황을 면하는 길입니다.

6. 정리해고 역시 함부로 할 수 없지 않나요?

, 맞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4조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경영상의 위기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업주 측이 입증을 해야합니다. 실제로 경영상 위기가 없는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이유로 해고를 하는 것은 정당한 해고로 인정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두 번째로 반드시 해고 회피 노력을 해야합니다. 해고는 최후의 경영 선택이 되어야합니다. 해고를 피하기 위한 근무시간 변경, 감봉, 휴직 등 여러 수단을 사용해야 합니다. 셋째로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입니다. 해고 회피 노력을 다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누구를 정리해고 대상자로 할지 공정하고 합리적인 원칙을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협의하여 세우고 그 원칙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고일 50일 전에 근로자대표 또는 근로자 과반 이상으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성실히 협의해야합니다. 만약 위 네 가지 절차 중 하나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해당 정리해고는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기 어렵고, 노동자 입장에서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 받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