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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행동/KBS충주라디오 등 매체 출연

[라디오] 노사갈등 아닌 '노로갈등'? AI로봇 아틀라스, 무엇이 쟁점인가(2026.01.27)

 

노사갈등 아닌 '노로갈등'? AI로봇 아틀라스, 무엇이 쟁점인가

 

현대자동차 노조가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산 현장 투입에 대해 "노사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전면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근 CES 2026에서 공개된 아틀라스가 미래 산업의 총아로 떠올랐지만, 정작 현장의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위협받는 생존의 위기 앞에 서게 된 건데요. 오늘은 이 뜨거운 쟁점을 짚어보기 위해 음성노동인권센터 박성우 활동가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1. 최근 현대차 노조가 소식지를 통해 아틀라스 도입에 대해 아주 강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인가요?

네, 현대차 지부는 “노사 합의 없는 일방통행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AI 로봇 도입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현대차가 최근 CES 2026에서 아틀라스를 공개하고, 2028년까지 미국에 로봇 파운드리 공장을 지어 아틀라스를 대량 생산해 생산라인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하자 노조가 즉각 제동을 걸고 나선 것입니다. "노사 합의 없는 신기술 도입으로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으로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 현재 노조의 단호한 입장입니다.

Q2. 아틀라스가 주목받으면서 현대차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 노조는 이를 보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고요?

그렇습니다. 아틀라스라는 혁신적인 기술로 회사의 가치가 인정받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 기술이 결국 현장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줄이고 노동 구조를 완전히 재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주주들에게는 호재일지 몰라도, 평생을 일터에서 보낸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인 셈입니다.

기존 로봇이 바닥에 고정되어 정해진 동작만 반복했다면, 2세대 전기식 아틀라스는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 판단’이 가능합니다. 특히 ‘셀(Cell) 방식’ 생산 체제가 핵심인데요. 공장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운영하는 이른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입니다. 로봇이 부품을 스스로 나르고, AI가 실시간으로 공정을 최적화합니다. 인간의 숙련도가 아닌, 알고리즘이 생산의 주도권을 쥐는 구조죠. 현대차는 이 모델을 국내 공장에 이식해 제조 혁신을 이루려 하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이것이 곧 ‘인간 배제’의 서막으로 읽히는 겁니다.

Q3. 노조가 특히 주목하는 지점은 ‘인건비 절감’ 문제인 것 같습니다. 로봇 도입이 자본가에게만 유리한 명분이 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노조의 계산은 아주 현실적입니다. 현재 노동자 1명의 평균 연봉을 1억 원으로 잡았을 때, 라인을 24시간 가동하려면 3조 교대로 총 3억 원의 인건비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로봇은 초기 구입비만 들이면 이후에는 소액의 유지비만 발생하죠. 결국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노리는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로봇 도입이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이 ‘효율성’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노동자들을 조직적으로 배제하려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Q4. 이번 사태를 보면 단순히 국내 기술 도입 문제뿐만 아니라, 해외 생산 물량 확대에 따른 고용 불안 문제도 얽혀 있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노조는 국내 공장의 물량 부족 문제가 미국 조지아에 있는 현대차메타플랜트(HMGMA) 공장으로 물량을 이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HMGMA는 2028년까지 연 50만 대 규모로 설비를 확충할 계획인데, 이렇게 해외 생산 비중이 커지는 와중에 국내 공장에 AI 로봇까지 투입된다면 국내 노동자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해외 이전’과 ‘자동화’라는 양면 전술이 고용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시각입니다.

Q5. 사측은 "신기술 도입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입장일 텐데, 노조는 왜 ‘노사 합의’를 이토록 강조하는 건가요?

형식적인 기술 도입을 넘어, 그것이 노동자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실종됐기 때문입니다. 노조법과 단체협약에 따르면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신기술 도입은 노사 합의 사항입니다. 하지만 사측이 이를 무시하고 로봇 파운드리 공장 건설 등 대량 생산 계획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는 것이죠. "합의 없는 로봇 투입은 불법적 도발"이라는 것이 노조의 논리입니다.

또한 사측은 "힘든 일을 로봇이 대신해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데 그러한 명분은 좋지만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는 겁니다. 현장의 숙련은 단순히 반복 작업이 아니라, 20년 노하우가 담긴 유연한 대처 능력입니다. 사측은 이를 무시하고 사람을 ‘비용’으로만 보며 대체하려는 과정에서 "로봇이 힘든 일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로봇이 사람을 일터 밖으로 쫓아내는 것"이 노조가 느끼는 현실적인 위기감입니다.

Q6. 일각에서는 "미래 산업 경쟁력을 위해 로봇 도입은 필수적"이라는 시선도 있습니다. 이런 여론에 대해 활동가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기술 진보 자체를 부정하는 노동자는 없습니다. 문제는 그 진보의 '속도'와 '방향'입니다. 현대차가 로봇 기술로 주목받아 주가가 폭등하고 이익을 낼 때, 그 이익의 원천이 된 숙련 노동자들을 소모품처럼 갈아치우는 방식이 과연 정의로운가 묻는 것이죠. 로봇으로 얻은 수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나누고,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들을 어떻게 '전환'시킬 것인가에 대한 대책 없는 혁신은 결국 사회적 갈등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습니다.

Q7. 마지막으로, 이번 현대차 아틀라스 도입 갈등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노사 갈등을 넘어, AI와 로봇이 보편화될 미래 사회에서 ‘노동의 자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엄중한 질문입니다. 기업의 이윤 극대화가 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이제는 '혁신'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합니다. 사람이 빠진 자동화, 노동자가 소외된 디지털 전환은 혁신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을 배제하는 성장일 뿐입니다. 기업은 로봇 도입으로 얻는 초과 이익을 일자리를 잃는 이들의 재교육과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재투자하는 '로봇세'나 '노동시간 단축' 같은 사회적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정부와 정치권 역시 이를 산업 트렌드라는 핑계로 방관할 것이 아니라, 기술의 진보가 인간을 쫓아내는 칼날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방패가 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합니다.

2026년 새해, 아틀라스라는 화려한 기술의 등장이 누군가에게는 일터에서의 추방이 되지 않도록, '사람 중심의 혁신'이 무엇인지 정치권과 기업, 그리고 우리 사회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