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2020.6.5.)

2020. 12. 2. 11:58언론보도/인터뷰, 방송

2020.6.5. 공정사회 인터뷰지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

 

38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던 경기 이천 물류센터 화재참사 이후에도 산재사망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한편 반복되는 산재사망 사고를 막기 위한 요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527.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중대재해 유가족들과 시민사회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를 발족하였고, 바로 어제 64일 충북시민사회단체들 또한 충북운동본부 발족을 알리면서 21대 국회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우선 입법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오늘 공정사회 시간에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과 관련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지난 번 이천 물류센터 화재참사 이후에도 안타까운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지난 522일 용인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30대 일용직 노동자가 9m 아래로 떨어져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안전 난간과 추락 방호망이 없었습니다. 같은 날 광주 목재공장에서는 20대 노동자가 목재 파쇄기에 빨려들어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파쇄기 투입구 덮개 등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은 위험한 현장에서 혼자서 작업을 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입니다. 26일에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30대 하청노동자가 용접용 가스에 질식사 했습니다. 사업장에서 산소 농도 측정 의무를 지켰다면 피할 수 있었던 죽음이었습니다.

 

2. 정말 안타깝습니다. 산재 사망 사고가 되풀이되는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기업이 노동자의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순위에 두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윤 추구에만 눈이 먼 기업들의 경우, 노동자의 건강상의 문제나 생명은 기업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에 불과합니다.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고 김용균님의 사망 사고 이후 산업 안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노동자들은 하루에 2~3명 꼴로 희생당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노동자들의 안전보다 다른 것들을 우선하는 이유에 관해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살펴보면은, 산재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업이 지불해야할 비용이 터무니 없이 적기 때문입니다. 200840명이 희생된 이천 냉동창고 화재참사에 대한 원청업체의 처벌은 고작 벌금 2천만원에 불과했습니다. 한 사람의 목숨 값이 50만원에 불과한 것이니, 기업들이 산재사망 사고를 무서워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3. 그런 의미에서 이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움직임들이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최근 발족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에 관해 설명해주시죠.

국내 13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운동본부는 지난 527일 발족했습니다. 사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은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의 활동과 함께 시작되었는데요.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공동캠페인단은 매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하며 중대재해의 심각성과 기업의 책임 강화를 외쳐왔습니다. 그리고 20대 국회에 와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발의되었지만 결국 무산되어 21대 국회로 공을 넘긴 상황입니다. 이에 운동본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을 21대 국회의 최우선적인 과제로 삼고 입법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리고 국회를 압박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죠.

 

4. 그렇군요. 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법들이 이미 시행 중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영국, 호주, 캐나다에서는 기업이나 단체를 범죄주체로 하여 처벌해오고 있습니다. 영국은 <기업살인법>2007년 제정하였고, 2008년부터 시행 중에 있는데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주의 의무를 위반해 노동자가 숨지면 이를 범죄로 규정하고 상한이 없는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입니다. 벌금 외에도 유죄가 확정된 사업주 이름과 기업의 범죄 사실을 지역 또는 국가의 언론에 공표하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낙인을 통해 시업이 안전 의무를 강화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영국은 기업살인법 시행 이후 산재 발생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한국과 비교한다면 30분에 1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5.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현행법령과 어떤 점이 다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행법은 노동자와 공공시설 등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들의 안전에 관한 법률이 분산되어 있으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재사망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대구지하철 참사, 가습기살균제 사건. 스텔라데이지호 참사와 같이 시민들의 안전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행법에는 일선의 노동자와 하급관리자만 처벌하거나, 공무원이 연루된 사건의 경우 하급 공무원이 징계를 당하는 수준이었으나, 기업처벌법에서는 기업법인과 최고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으며, 명목상 책임자가 아니더라도 사고 원인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실소유주와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이 연루된 사건은 해당 공무원의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처벌 대상을 확대하는 등,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을 가진 사람이 처벌을 받도록 하였습니다.

 

6. 처벌의 양형도 훨씬 강화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현행법상 산재 사망 사고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억 이하의 법인 벌금을 내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징역형을 선고 받는 일은 극히 드물고 벌금 역시 평균 400만원 가량 부과되어 왔습니다. 그에 비해 기업처벌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억 이하의 벌금과 같이 하한형을 도입하였습니다. 사망자가 2명 이상인 경우에는 처벌이 가중되고, 고의성 여부, 그 정도에 따라 매출액 또는 수입액의 10분의 1 범위에서 벌금을 가중시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밖에도 영업정지, 보호관찰, 공 계약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처벌의 종류를 확대하였고, 처벌 사실을 공표하도록 하는 내용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인 경우 손해액 10배 이내의 손해배상 책임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7. 충북지역에서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운동본부가 발족되었습니다. 법 제정에 대한 21대 충북 지역의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네 맞습니다. 충북 지역도 화학물질 누출사고, 화학폭발사고. 건설노동자들의 사망사고 등 산업재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왔고,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도 계속해서 이어져 왔습니다. 현재 15개 단체가 운동본부에 함께하고 있고 어제 64일에 발족을 알렸습니다.

운동본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200명 중에 법 제정에 찬성 의사를 밝힌 국회의원은 현재까지 26명이고, 이중 충북 지역 국회의원은 이장섭, 정정순. 임호선 의원 세명 뿐입니다. 각각 청주시 서원구와 상당구, 그리고 음성진천증평 지역구 국회의원인데요. 나머지 청주지역과 충주, 제천, 단양 그리고 옥천, 보은, 영동, 괴산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법 제정에 대해 응답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충북 운동본부에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하루 빨리 시행될 수 있도록 우선입법 촉구 운동, 국민동의청원 운동 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운동본부의 활동에 많은 관심 기울여 주시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께서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촉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