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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음성군 이동권 모니터링 발표(2022.12.6.)

음성노동인권센터 2022. 12. 20. 13:28

2022년 12월 6일 화요일 ~08:55:30

 

음성군 이동권 모니터링 발표

 

지난 11월 30일 음성군비영리단체협의회가 음성군 내 보행로, 버스정류장, 횡단보도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모니터링 결과 상당수의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가 휠체어 이용자와 시각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오늘 공정사회 시간에는 2022 음성군 이동권 모니터링 발표회에 관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발표회 표어가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권리”라고 하셨는데, 먼저 ‘이동권’이 무엇인지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동권’이라는 말은 낯설어도, 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서울 지하철 출근 시위와 관련된 뉴스는 보신 적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2001년 오이도역 장애인 사망 사건을 기억하실텐데요. 당시 서울에 사는 아들을 만나러 시골에서 상경한 노부부 두 분이 모두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이었는데, 지하철역에 있는 수직형 리프트를 타고 역으로 올라가던 중에 리프트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7M 아래로 떨어져 부인 분이 사망한 사건이었습니다. 이후에도 휠체어 리프트 사고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누군가에게 이동한다는 건 공기처럼 당연한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막막하고 고생스러운 일입니다. 이동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를 보장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권리 개념입니다.

 

2. 이번에 음성군비영리단체협의회에서 이동권 모니터링을 실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충북의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음성군도 예외 없이 보행자가 이동하기 곤란하고, 위험한 지역입니다. 음성 같은 경우 199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도시화가 동시에 이루어졌는데요. 구도심의 도시골격은 그대로 두고 주로 자동차 이용자를 중심으로 도로가 확장되고 새로 생기다보니 차 없이 걸어다니거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하고 위험한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음성군 내의 유일한 공공교통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버스는 낙후되었고, 노선도 수요에 맞게 개발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공교통시스템에 대해 지방정부가 돈을 쓰지 않아온 것이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가 없으면 살기 힘든 도시’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합니다. 다시 말해서 차를 끌고 다니지 않거나, 차를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도시가 불평등하고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거죠. 음성군이 2030 음성시 건설이라는 장대한 꿈을 갖고 있고, 그에 발맞춰서 정주여건을 개선하겠다고 합니다. 저희는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데 있어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권리를 차별 없이 누릴 수 있도록 도시 구조를 재설계하고 공공교통시스템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어서 이번 이동권 모니터링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3.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모니터링했나요?

이동권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버스와 정류장의 상태, 버스노선도와 버스 정보에 대한 접근성, 보행로와 횡단보도, 공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등 여러 요인들을 다각적으로 분석해야 하는데요. 저희는 이번에 금왕읍 내에 주요 도로 변에 있는 버스 정류장과 횡단보도, 그리고 보행로를 집중해서 모니터링했습니다. 버스 정류장과 관련해서는 휠체어 이용자나 시각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지, 버스정보시스템이 갖추어져 있고, 잘 작동이 되는지를 모니터링했습니다. 횡단보도와 관련해서는 도색이 잘 되어있는지, 인도와 횡단보도의 연결구간에 턱이 있지 않은지, 인도에서 횡단보도에 진입이 편리한지, 음향기와 점자블럭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는지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보행로는 휠체어 이용자의 기준에서 불편한 지점들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4. 모니터링 결과를 살펴보면 좋겠는데요. 먼저 버스 정류장 상태는 어땠나요?

개선할 점이 많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휠체어 이용자와 시각 장애인 입장에서는 위험천만한 상태였습니다. 버스 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저희가 모니터링한 지역을 인터넷 지도에 찾아보면 11개의 정류장이 있다고 표시되어 있지만 그 중 4곳은 표지판조차 없었습니다. 오래 이 동네에 산 주민들은 구전을 통해서 알고 있는 줄은 몰라도 이사 온지 얼마 안 된 사람이나 방문객들은 어디가 버스 정류장인지 알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버스정보시스템이 대부분 설치되어 있지만 작동이 확인된 곳은 한 곳 뿐이었습니다. 다른 정류장에는 몇 시에 버스가 기점에서 출발하고, 몇 분 뒤에 도착하는지 안내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용자들이 버튼이나 화면을 눌러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의 시스템이 아니라 안내를 기다려야하는 시스템이어서 이용하는 데 있어 매우 불편했습니다. 정류장 중에는 턱 위에 있거나 삼면이 모두 막혀 있어서 휠체어가 진입하기 어려운 곳들이 있었고, 거의 모든 정류장이 점자블럭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시각 장애인은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5. 인도와 횡단보도 상태는 어땠나요?

인도의 경우 좌우 수평이 맞지 않으면 휠체어가 전복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인도를 시공할 때 바닥면을 고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좌우 수평을 평평하게 해야합니다. 하지만 안전한 인도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평이 안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중간 중간 구조물이 있거나 맨홀 뚜껑이 튀어나오거나 그 부분이 움푹 패어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횡단보도나 자동차 도로처럼 인도가 끝나는 지점에 턱이 높거나, 경사가 가팔라서 위험한 지점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인도에서 횡단보도로 진입하는 구간은 횡단보도의 너비만큼 횡단보도와 인도 사이의 연결 구간이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시공이 되어야 하는데, 횡단보도 너비보다 좁은 구간만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도록 시공이 되어있어, 나머지 구간의 턱이 4~5cm이상 높은 곳이 많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향기를 설치한 곳은 전체의 3분의 1도 되지 않았습니다. 음향기가 설치되어 있는 곳마저도 점자 블록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점자블록과 음향기 사이가 몇 미터 이상 떨어져 있거나 그 사이에 구조물들이 있어서 음향기 이용이 사실상 의미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6. 휠체어 이용자와 시각 장애인을 포함한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앞서 말씀드린 내용들만 이용자의 입장에서 잘 고쳐지기만 해도 상당 부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버스 관련 정보를 능동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고요. 현재로서는 충북혁신도시를 제외하고는 저상버스가 다니지 않아서 휠체어 이용자가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점차 저상버스가 늘어나게 된다면 버스정류장 역시 휠체어 이용자가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겠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시각 장애인의 경우는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합니다. 점자블록과 음향기 등이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설치가 되도록 음성군이 각별히 신경을 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