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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414 기후정의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2023.4.25.)

음성노동인권센터 2023. 5. 3. 16:16

2023425일 화요일 ~08:56:00

 

414 기후정의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

 

지난 414일 금요일, 세종 정부청사 앞에서 열린 414 기후정의파업에 4천 여명의 노동자, 시민이 일상을 멈추고 모였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정부의 정책과 기업 활동을 규탄하는 연설과 직접 행동이 있었습니다. 특히 414 기후정의파업에 여러 노동자들이 참여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공정사회 시간에는 414 기후정의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1. 414 기후정의파업 조직위원회에서 활동하시면서 집회를 준비하신 것으로 아는데, 당일 집회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저희가 평일 파업 형식의 집회를 준비하면서 3천명 참여를 목표로 했는데요. 당일 4천 명 넘는 분들이 함께해서 많이 놀랐습니다. 주말이 아닌 평일 낮 시간에, 서울이 아닌 세종에서 집회를 한다는 점에서 도전적이었습니다. 전국 27개 지역에서 참가단이 꾸려져 40대가 넘는 버스를 타고 모이거나 개별적으로 참가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기후위기를 주제로 하는 국내 대중집회가 이번으로 세 번째라고 볼 수 있는데요. 갈수록 참여자 층이 다양해지고, 어린이, 청소년들의 참여도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414 기후정의파업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산자부, 환경부 등 정부 부처가 기후위기를 대응하기는커녕 오히려 앞당기는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규탄하는 것이 주된 주제였습니다. 에너지/주거/교통 면에 있어서 공공성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였고, 새로 지어지고 있는 6개의 신공항과 신규 석탄발전소의 건설 중단, 핵발전소 폐쇄 등을 요구하였습니다. 집회에서는 정부청사를 둘러싸며 행진을 하고 중간 중간에 요구안을 벽과 바닥에 붙이고, 소동을 피우는 방식으로 정부에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직접행동이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기후위기에 역행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분노하고 있고, 함께 행동할 때 비로소 희망이 있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2. 기후위기를 주제로 하는 집회에 여러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이 함께 한 사실이 인상 깊은데, 어떤 이유에서 노동자들이 414 기후정의파업에 참여하게 되었을까요?
    본래 기후 집회나 환경 이슈를 다루는 집회에서 노동자들이 참여하기란 여러모로 불편한 지점들이 있습니다. 국내 대부분의 산업들이 엄청난 폐기물들을 만들며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들이고, 노동자는 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신들도 ‘공범’이라는 죄책감 같은 것이 있죠. 실제로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부문별로 따졌을 때 산업부문 배출량이 전체의 절반이 조금 넘습니다. 하지만 기후정의운동의 맥락에서 노동자는 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이들입니다. 정의로운 전환은 온실가스를 줄이고 보다 공공적이고 생태적인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나 해당 산업 종사자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한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동시에 환경을 파괴하며 어마어마한 이윤을 축적한 자본권력이 이 전환 과정에서 손실에 대한 보상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노동자는 현재 자본주의 체제의 피해자만이 아니라 이 체제의 주인으로서 주인의식을 갖고서 보다 생태적인 노동,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동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해야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고, 당일 집회 현장에서도 이와 같은 목소리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3. 단계적인 폐쇄 절차를 밟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고 싶은데요. 발전 노동자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석탄화력발전소는 2020년 보령 1,2호기를 시작으로 2021년 삼천포 1,2호기, 호남1,2호기가 폐쇄되어 현재까지 6기의 발전소가 폐쇄되었습니다. 내년에 삼천포 발전소의 나머지 3,4호기가 폐쇄될 예정입니다. 사실 기후위기가 대두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석탄화력발전 노동자는 국민과 국내 거주민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자부심을 갖고서 일했던 사람들입니다. 그야말로 국가기간산업에 일하는 공공 노동자인 것이죠. 그런데 어느날 기후위기 문제가 심각하다며 탈석탄에 대한 국내외적인 여론이 모아졌고, 탈석탄 로드맵이 나오면서 당장의 고용 불안의 문제를 겪게 됩니다. 특히 국내 발전사들은 IMF 이후 은밀한 민영화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자회사로 쪼개지고, 다단계 하청구조를 갖게 되면서 대부분의 공정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채우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앞선 화력발전소 폐쇄 과정에서 기존보다 낮은 조건의 일자리로 전환되거나 해고된 이들이 있었고, 대부분이 비정규직 노동자였습니다. 석탄발전 노동자들은 자신의 일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같이 살기 위해 석탄발전소를 폐쇄하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에너지 산업의 전환 과정에서 발전노동자들을 부품처럼, 레고처럼 다루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을 결정하는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발전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발전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4. 발전 노동자 외에도 다양한 노동자들이 저마다의 요구를 걸며 집회에 참여했는데요. 어떤 목소리들이 있었나요?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사에서 일하는 노동자, 버스와 택시노동자, 건설노동자, 교육공무직 노동자, 쿠팡에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 보건의료노동자 등 정말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이 참여해 저마다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민주버스노조와 같은 경우 개인 자가용 중심의 교통체계에서 공공교통체계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버스, 지하철, 철도 등 공공교통을 이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이동권을 보다 평등하게 보장할 수 있습니다. 학교, 어린이집 등에서 행정, 돌봄, 급식과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고 있는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은 노동 과정에서 온실가스, 폐기물들이 덜 배출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쿠팡 노동자의 경우 과대 포장과 총알 배송의 문제점을 이야기했고, 보건의료노동자는 병원 내 폐기물과 탄소배출량 줄이기 위한 단체 협약을 맺은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5. 414 기후정의파업 이후에도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여전히 정부는 삼척에 신규 석탄발전소를 짓고 있고, 핵발전소를 확대하고, 노후한 핵발전소 수명을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핵발전을 늘리고, 재생에너지 목표는 낮추겠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새만금, 제주, 흑산도, 가덕도, 울릉도, 대구 등 신공항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그만한 위력적인 사회권력이 모여야 합니다. 기후위기를 막고 평등하고, 생태적인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기후정의운동에 많은 노동자, 민중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들을 만들어야겠습니다.

  6. 마지막으로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 기후정의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414 기후정의파업'을 인터넷 포털에 찾아보시면 이번에 진행한 집회 내용과 발표 자료들을 확인하실 수 있스빈다. 이와 같은 대중집회가 가을에도 열릴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열릴 것입니다. 이러한 대중집회에 용기내서 참여해보는 것도 좋겠고, 기후위기가 단순히 환경 문제가 아니라 불평등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에 공감해주시고, 관심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